
교보문고의 전광판이 바뀌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긴 왔나 봅니다. 계절의 변화를 아름다운 글귀가 적힌 광화문 교보문고의 대형 간판으로 알아차리는 분도 적지 않을 텐데요.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가 마침 이러한 글귀들과도 연결이 되네요.
지금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분들 중엔 지금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도 많을 텐데요. 북적이는 거실을 살짝 빠져나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그 잠깐 동안의 시간에도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가 있죠. 바로 ‘책’이에요. 특히 한 편의 멋진 소설을 만날 때, 장르가 무엇이든 활자를 천천히 따라가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은 그 자체로 힐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을 세계 소설 주간(World Novel Week)으로 초대해요. 읽기의 즐거움을 전 인류와 함께 나누기 위해 유네스코는 매년 10월 13일이 포함된 한 주를 세계 소설 주간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거든요.
+ 💡왜 세계 소설 주간 일까요?
소설은 인간의 상상력을 깨우는 예술이자,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를 잇는 다리예요. 유네스코는 소설을 통해 창의성을 북돋우고, 읽기 문화를 확산하며, 작가와 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세계 소설 주간을 제정했습니다. 아울러 2005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 1980년 「예술가의 지위에 관한 권고」의 정신에 따라, 작가와 출판인의 권리를 지키고 공정한 보상과 유통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고요.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소설은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말처럼 ‘무수한 관계의 축’으로, 이해와 상호 존중을 키워 평화를 촉진한다”고 강조했어요. 온라인 콘텐츠나 오디오북 같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회는 환영하되, 저작권과 공정한 유통이 함께 가야만 창작의 다양성이 살아난다는 메시지도 덧붙였죠. 결국, 지난 주 유네스코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몬디아쿨트 회의의 핵심 주제와 마찬가지로, 문학을 포함한 문화를 모두의 ‘공공재’로 바라보자는 제안입니다.
+ 유네스코와 소설, 무엇이 연결될까요?
유네스코는 한 주 동안의 기념 행사를 넘어 문학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가꿔 나가고자 여러 갈래의 활동들을 펼치고 있어요. 각국의 소설 주간 프로그램을 잇는 허브가 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문학 창의도시(City of Literature)’ 분야를 통해 도시 단위의 문학 생태계를 키우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어요. 한국의 부천시도 문학 창의도시로서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죠. 매년 ‘책 읽는 도시’를 뽑는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를 선정해 독서 인프라와 지역 책 생태계를 응원하고요(예: 2022년 과달라하라, 2023년 아크라). 뿐만 아니라 작가의 표현의 자유와 권리, 공정한 보상을 다루는 문화정책 논의도 이어가며, 소설이 문화다양성과 평화에 기여하도록 촘촘히 뒷받침합니다. 독자가 늘고, 작가가 지속가능한 창작 활동을 이어갈수록 우리의 상상력 역시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뻗을 수 있을 테니까요.
+ 세계 소설 주간, 이렇게 함께 해요

하이퍼펜션 작가가 그린 이번 10월 세계기념일 캘린더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노인과 바다》 속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노인과 갈매기처럼, 우리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설 한 권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 잠시 다른 세상을 만나면서, 각자의 시간표에 예쁜 책갈피를 꽂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소설 한 편 완독하기 – 이번 주에는 짧은 소설이라도 책 한 권을 완독해 보세요. 분명 새로운 상상력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좋아하는 문장 3줄 남기기 – 읽은 책에서 마음을 붙잡은 세 문장을 노트나 SNS에 옮겨 적고, 왜 좋았는지 한 줄로 덧붙여 보세요. #세계소설주간 해시태그와 함께요.
- 우리 동네 책 공간 방문하기 – 연휴 사이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을 방문해 ‘소설 주간 추천 코너’를 찾아보세요.
- 작가와 책 산업 응원하기 – 정당한 방법으로 책을 구입하고, 저작권을 존중함으로써 소설 창작과 유통에 힘쓰는 모든 이들의 노고를 응원해 주세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문장이, 다른 사람의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이어주는 순간. 그 순간이야말로 평화를 향한 문이 열리는 순간이자 문화다양성이라는 씨앗도 싹을 틔우는 순간일 거예요.
이번 주, 여러분의 책상·지하철·창가가 작은 문학관이 되길.
읽고, 느끼고, 나누는 세계 소설주간—함께 시작해요! ✨
글: 후원홍보센터 최연수 전문관

유네스코 세계기념일을 기억하고,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민을 나누며 실천해 볼 수 있는 세계기념일 캘린더! 캘린더에 담긴 KT Y 아티스트 13명의 멋진 일러스트를 활용한 PC 및 모바일 배경화면 등의 디지털 굿즈를 아래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