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재활용만 잘해도 기후변화 막을 수 있어요. 2015-01-12 (조회수 8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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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바다와 접한 면이 없는 대표적인 내륙국가이다. 오랜 공산정권의 독재에서 벗어나 최근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저개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과 태국으로 이어지는 메콩강 주요 수원이 라오스를 지나고 있어 이 강을 중심으로 하는 수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바다에서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메콩강 수자원의 경우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상류에 세운 수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주변 국가에도 수출하고 있지만, 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하류로 이어지는 수량이 감소하고 있어 여전히 농업 중심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라오스 경제에 향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간 3%에 이르는 높은 인구성장률 및 도시화율, 이로 인한 취사 및 난방용 목재 벌채량 증가와 삼림 감소는 지역 환경 훼손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연적 여건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라오스는 2011년 시작된 ‘유네스코 기후변화교육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 모범 국가이다. 유네스코라오스위원회가 지역 사회 차원의 기후변화 대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지역 사회의 구심점인 학교가 주도적으로 ‘학교-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후변화가 무엇인지 알리고,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지역형 모델을 꾸준히 발전시켜오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처럼 기후변화의 영향을 계측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갖추지 못하더라도, 지역사회가 필요로하는 기후변화 대응모델을 스스로 만들고 실천해나가는 라오스의 모습은 기후변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주민들의 의지와 실천 역량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라오스 루앙프라방은 16세기까지 라오스의 실질적인 수도였던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곳에 라오스 내전 등으로 부모를 여읜 학생들을 위한 국립 고아원 부설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학업과 경제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 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은 굳건한 의지로 충만하다. 학교에 부임한 지 3년이 지난 초믈리 솔리아(Choummaly Souliya·31) 씨는 학생들의 어려운 사정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현재 라오스에서도 국가적 논의사항으로 떠오른 기후변화교육과의 연관 가능성을 모색하게 됐다.
“루앙프라방은 인구 6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입니다. 그런데 점차 무분별한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유해 물질과 온실가스 등이 다량으로 배출돼 도시의 문화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어요. 그러다가 재사용할 수 있는 폐품은 학교 차원에서 활용하고 이를 생필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파는 방안을 생각해보았죠.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 속 나쁜 습관을 고치는 교육과 학교의 대안적 수익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리아 씨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동료 교사 24명과 함께 공유하고, 이를 각 학급 지도 학생 20명에게도 알려 방과후 활동의 일환으로 재활용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일단 교실 한 모퉁이와 학교 곳곳에 폐품 재활용을 위한 수거함을 설치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세번씩 정규 수업 이후 2시간씩 수거된 폐품을 강당으로 옮겨 플라스틱 화분,목걸이 등의 재활용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활용품을 지역 장터에서 판매하고, 수익금 중일부를 교내외 공간을 활용해 키울 유기농 채소 및 버섯 종자, 농기구를 사는데 썼다. 불필요한 쓰레기 소각을 막기위해 시작한 활동이 자연스럽게 학교의 수익창출과 연계된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역 장터에 재활용품을 판매할 때 지역 주민들에게 간단히 설명을 드렸어요. ‘왜 플라스틱 제품이나 기타 자원들을 태우거나 땅에 묻지 않고 다시 활용해야 하는지’ 말이죠. 그랬더니 지역사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곳 주민들도 취지에 공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폐품을 직접 학교에 가져다주시더라고요.” 솔리아 씨는 학교 차원의 기후변화 극복 노력이 지역주민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향후 학생들의 직업교육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관광업 등 서비스 업종에만 주로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도 학교의 기후변화 대응활동을 통해 소득원을 창출하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 시작했어요. 저를 비롯한 교사들은 학생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를 보다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정부의 협조를 받아 학교에서 기후변화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졸업후 관련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질의 재활용품 제작을 위한 전교생 대상 워크숍 개최, 교내 텃밭을 이용한 유기농 채소 재배 및 판매 등 기후변화 대응활동을 지속적인 ‘친환경 학교’ 활동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향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라오스 루앙프라방지역의 ‘기후변화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는 솔리아 씨와 학생들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이동현 브릿지2팀>
“플라스틱이나 기타 다른 생활쓰레기들을 태울 때 나오는 매캐한 연기가 그저 우리를 숨쉬기 힘들게 만드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만큼 지구도 괴로워하더라고요. 이런 폐기물들이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향후 우리 삶의터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학교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어요. 아직은 제가 가진 기술이 만족스럽지 못한 탓에 제가 만든 재활용품을 바깥에 내놓는 일이 좀 부끄럽기도 해요. 하지만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주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앞으로 학교에서진행하는 기후변화 대응활동에 더욱열심히 참여하고 배워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아울러 우리 학교가 기후변화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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