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학교에 못 나오는 아이들… “응답하라, 아니(Anni)” 2015-01-12 (조회수 7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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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Anni)가 또 안 왔어요.”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친구가 안 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이곳의 아이들은 학교를 ‘개근’하는 게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단순 히 금전적으로 공책 살 돈이 없어 그럴 수도 있고, 어른들이 흔히 쓰는 변명인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빈곤한 환경은, 아이들조차 그렇게 먹고 사는 데 나서도록 만들기 마련이지요. 그렇다면 ‘아니’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 그렇게 좋아하던 학교에 나오지 못한 걸까요?
아니의 아버지는 송가니 시장에서 조그만 휴대전화 충전 가게를 운영합니다. 어머니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장날에 시장에서 토마토를 팔지요. 3자매중 첫째인 아니는 그럴 때마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 토마토 장사를 돕거나, 집에 남아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 가서 글도 배우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게 무척이나 즐거운 아니이지만, 힘겹게 사시는 부모님들을 돕지 않을 수 없는 집안의 맏딸이기도 하니까요.
말라위에서는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가고 싶은 학교, 또는 유치원에 결석을 하고 있습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큰 소리로 글을 읽고 운동장을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그래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나피니 지역학습센터(CLC)는 이런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많은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건 어머니들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니와 같은 이유로 학교를 결석하는 많은 아이들의 부모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며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교사들과 활발하게 고민을 나누고 학부모 정기 미팅에 참여하고 수업참관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지요.
그 결과, 나피니 CLC에서는 학교운영에 만족감을 느끼는 학부모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려는 부모들도 점점 늘고 있지요. 특히나 아이들의 급식 운영을 위한 텃밭을 잘 가꾸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수적인데, 올해 텃밭 사업에 참여하는 어머니들의 숫자는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많게는 스무명씩 학교로 와 텃밭을 가꾸고, 아이들 급식에 쓰일 옥수수나 대두, 땅콩을 방앗간에서 빻아 옵니다. 그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책임감과 주인 의식도 점점 커가고, 교실에서 “주인 잃은 책상”을보는 일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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