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프로젝트 새로 합류한 전문요원 이보배·최현정 씨 2015-05-11 (조회수 1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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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역에서 빈곤층 어린이,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활동을 펼치며 삶의 희망을 전하는 ‘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가 국민의 후원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이 프로젝트에 최근 ‘새 식구들’ 이 합류했다. 더욱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현장과 한위, 현지인과 활동가 사이에서 든든한 연결 고리가 되어 줄 ‘브릿지 전문요원’이 바로 그들이다. 올해 처음 선발된 김문주, 이보배, 최현정 세 명의 전문요원은 오는 5월 초 각기 맡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파견돼 브릿지 활동가들과 더불어 보다 내실 있는 교육나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수 년간 활동가로 참여해 오다 이번에 전문요원으로 선발된 김문주 씨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 명의 전문요원은 이번이 한위와의 첫 인연이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두 사람을 <유네스코뉴스>가 만나보았다. Q 브릿지 프로젝트에 지원한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요.
이보배 (이하 이): 브릿지 프로젝트는 2013년에 처음 알게 되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안내책자를 통해 주민조직, 현지 협력단체와 협력하고 국가위원회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저와 생각을 같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현지 분들과 국내외 단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었거든요. 다른 여러 단체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협업’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은데, 브릿지 프로젝트는 유네스코가 가진 방향성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최현정 (이하 최): 거창하게 ‘세계 평화’를 들기보다는, 가장 적당한 지원 동기를 꼽자면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아프리카에 대한 매력이랄까, 그 곳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며 일하는 과정이 즐거워서이고요, 둘째는 저 스스로도 잘 살고 싶지만, 남들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위의 교육지원 활동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지난 보고회 때도 활동가들은 이런 측면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기다림이 최선일까요, 아니면 다른 대안이 있을까요.
이: 자녀 교육을 예로 들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7세 아이를 학원에 1년 보낸 후에 ‘왜 100점을 맞지 못하니? 내가 너에게 들인 돈이 얼만데!!’ 라고 한다면 아이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아이들은 ‘엄마 내가 이런 그림을 그렸어, 내가 동시를 썼어!’ 라고 엄마에게 자랑을 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니까요. 이처럼 교육의 어떤 면을 보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운영하던 케냐의 도서관에서 아이들의 출석률을 성과지표로 삼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는 한국적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도서관으로 몇 시간을 걸어 오는 케냐 아이들의 출석률은 비가 오느냐 마느냐, 아이들의 방학이냐 아니냐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이에 저희는 아이들이 쓴 이야기와 그림, 배운 동요를 바탕으로 ‘노래그림동화책’을 발간했습니다. 후원처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을 볼 수 있어 좋아하였고, 아이들도 직접 창작한 결과물이 자신들의 이름과 함께 책으로 나온 것을 보고 더욱 더 의욕적으로 수업에 임했고요. 저는 아프리카 사정에 맞는 성과지표를 설정하는 것과, 이러한 성과지표가 수업을 받는 사람들의 성취감도 높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교육 사업의 눈에 보이는 면, 물론 중요합니다. 글자를 모르던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있고, 기술을 모르던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는 모습… 모두 교육으로 변화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적인 의미는 외면의 변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에 허덕이며, 높은 실업률과 질병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 이러한 환경의,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 나라들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더 근본적인 내면의 변화야말로 눈에 보이는 외적 변화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교육지원 활동으로 현지 주민들이 자신을 위해, 내 자식을 위해, 내 마을을 위해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함께 모여 의논하고 참여해서 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사람다움’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에 가까운 것 아닌가요. 아마도 이러한 본질적인 변화 과정을 ‘브릿지 프로젝트’의 뿌리로 두고 있는 점이 다른 구호 단체들의 활동과 구분되는 점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이러한 마음이 변화하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기초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활동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그런 힘든 일을 자청해서 다시 하려 하는 데는, 특별한 까닭이 있을 듯합니다. 대체 무엇이 현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걸까요.
이: 제가 일전에 쓴 기획 연재의 일부분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니, 케냐의 많은 사람들이 저와 아이들에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편견을 버리고 진실된 눈으로 바라보니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이고 학생이고 멘토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사람들의 편견과 사회의 잣대로 인해 상처 받은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와 우리 아이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여러분의 직업, 수입, 집안, 학벌을 보지 않습니다. 그저 여러분 눈동자 깊숙이, 마음 안쪽의 그 몰랑하고 따뜻한 뭔가를 봅니다. 저희가 진심으로 다가갈 테니, 여러분들도 열정을 다해 달려와주세요. 멀리 바다 건너 있지만 마음은 이어지니까요.”
최: 이 현장에 계속 있기를 원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보며 느끼는 기쁨과 보람이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작은 배움의 기회가 그들을 웃게 하고, 이로 인해 희망을 꿈꾸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그들과 같은 공동체로 느끼는 즐거움이 이 현장에 지금까지 머물게 합니다. 이 인터뷰가 독자 여러분을 찾을 때 쯤엔 전문요원들은 이미 아프리카에 가 계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및 후원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 아프리카를 후원 광고와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편견을 갖게 되기가 쉽지요.여러분들께서도 편견보다는 저희가 전하는 아프리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어디건 사람 사는 동네에는 삶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함께 설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연결고리는 활동가와 전문 요원이 아닌 바로 여러분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멀리 다른 나라 어려운 이들을 염려해 주시고,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는 마음으로 (저희를) 바라봐 주시는 것만큼 저희에게 의미 있는 시작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신 그 마음 담아 잘 전하고 오겠습니다.
이보배 전문요원: 한국, 미국, 프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하면서 국내외 봉사 활동과 세계 여행을 하며 사람을 위한 건축과 아이들, 예술교육과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졸업 후 케냐로 건너가 어린이 도서관, 예술교육, 가축대출사업 등 여러 방면의 사업을 운영했으며, 뜻이 맞는 친구들과 청년단체를 만들어 케냐의 버려진 버스를 개조해 어린이도서관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현정 전문요원: 특수교육 을 전공했고,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스웨덴에서 국제비교교육학을 전공하면서 국제협력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교사 재직 시절에 자원봉사 모임을 통해 캐냐의 특수학교 지원 활동을 했고, 유학 시절에는 틈틈히 튀니지, 스웨덴,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라이베리아에 파견되어 학교 건축 업무 및 지역 개발 관련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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