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솔로본 마을의 ‘희망’ 이야기 2014-04-03 (조회수 8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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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마을 솔로본 콤파운드. 솔로본 마을은 겉보기에는 무척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기초적으로 누려야 하는 사회적 서비스나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체계들이 무척이나 미약한 상황입니다.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도 30~40분 거리에 있는 클리닉까지 걸어가서 처방을 받아야 하며, 병원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내야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은 고아이거나 조혼 또는 미혼모의 아이들로 교육에서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 외곽의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꿈을 찾는 기회는 고사하고 작업을 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실업으로 방황하는 이들은 다시금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지며, 조혼 문제도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모가 실업자로 술에 빠져 살다 보니 아이들이 학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며 마음에는 상처와 실패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시내를 돌며 음식점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끼니를 해결하고 빈 병과 쓰레기를 주워 집안의 생계를 돕습니다.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집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마을 주변은 오물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비위생적인 환경은 아이들에게 치명적입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이 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재입니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런데 최근 진행하고 있는 EFA (Education For All : 모두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그 희망의 씨앗을 보고 있습니다.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정환경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었던 아이들이 이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으며,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와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면서 자존감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또한 어른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소외감보다는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고 있습니다.
교육은 먹고 사는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당장의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교육의 기회가 박탈됨으로써 오는 소외감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교육을 받음으로써 생기는 지식과 정보들은 우리가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전달해줍니다. 비록 어려운 환경 속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솔로본의 주민들이지만, 이들에게 교육은 삶의 질을 높이는 양분이 되어 다시금 이들의 삶 안에서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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