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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후기 |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 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
등록일 2022-01-06

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 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

각자의 마음에 아로새긴 

공존을 향한 열망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연천군, MAB한국위원회, 국가지질공원사무국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의 후원을 받아 2021년 11월 24-26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을 개최했다. 다양한 전공과 직업을 가진 30여 명의 청년 참가자들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과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을 둘러보고 다양한 그룹 활동을 하며 각자의 생각을 나누어 보았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에 있는 재인폭포 앞에 선 청년 참가자들.

 

‘인간의 마음 속에 평화의 방벽을 세운다’라는 유네스코의 사명을 처음 접했을 때, 의미 있는 문구이지만 기구의 사명으로 삼기에는 다소 막연하다고도 생각했다. 유네스코는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평화의 방벽을 세워가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24-26일 참가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은 어렴풋이 그 방법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유네스코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을 지정하여 자연 보전과 지속가능발전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714곳의 생물권보전지역과 169곳의 세계지질공원이 있는데, 그 중 2019년 생물권보전지역과 202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연천군이 이번 청년포럼의 무대로 선정됐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2019년 고창 생물권보전지역에서 MAB 청년포럼을 열었고, 올해는 세계지질공원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포럼에는 생물학, 지리학, 지질학을 비롯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30여 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2박3일간의 여정은 각각 ‘생물다양성과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과 지역 발전’을 주제로 한 조도순 국립생태원장과 우경식 강원대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약 두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청년포럼 진행 장소인 연천군으로 이동했다. 숙소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세계시민과 지속가능발전’ 워크숍을 진행한 뒤 첫째 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청년의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 활동 사례 발표를 들었다. 평소 지질공원과 생물다양성, 크게는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청년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이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청년들의 활동에 대해 열정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이튿날 청년들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주요 지질명소인 재인폭포, 백의리층과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의 주요 핵심구역인 임진강평화습지원을 답사했다. 남한에서 북한이 가장 가까이 보인다는 태풍전망대에 올라가서 본 구릉지대와 두루미 떼는 장관이었다. 전문 해설사와 동행해 지질학부터 생태학까지 연천군의 다채로운 자연에 대해 배우고 나니, 사람이 살 수 없는 척박한 황무지로만 보이던 곳이 다양한 생물이 숨 쉬는 풍요로운 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 엄격히 보호하는 핵심구역 외에도 건전한 생태적 활동(환경교육, 생태관광, 연구 등)을 할 수 있는 완충구역과 농업 활동 및 주거지 등의 용도로 이용되는 협력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참가자들은 이러한 지리적 구획을 청년포럼을 통해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자연 상태로 보전되는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의 핵심구역 외에도, 한탄강의 역사와 지역 정보에 대해 알 수 있는 ‘한탄강 댐 물 문화관’, 인삼고추장과 보리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푸르내 마을’을 방문하며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답사 후에는 청년의 시각에서 본 세계지질공원과 생물권보전지역을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보호지역 활용방안을 제안해보고, 청년이 국제보호지역 활동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일정을 소화하며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을 이해하게 된 참가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소중한 자연을 보전할 방법을 고민했다. 다양한 나이, 전공, 지역, 직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이었기에 그만큼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포럼 이후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선명히 남아있는 광경이 있다. 바로 태풍전망대에 올라가서 본 광활한 구릉지대와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자유롭게 노니는 새 떼다. 새라고는 비둘기와 참새 외에는 목격할 기회가 별로 없는 도시인에게, 광활한 하늘을 가르는 두루미와 독수리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쉽게도 그곳은 휴전선 너머라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서 아쉬움을 머금고 눈에만 담아 두어야 했다. 머릿속 기억도, 그리고 그 기억 속 하늘과 동물들과 구릉도 오랫동안 그 모습을 간직하길 바란다. 내가 주체가 되어 진심으로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런 소망이 어쩌면 유네스코가 말하는 ‘마음속 평화의 방벽’은 아닐지 궁금하다. 

 

 

한탄강 댐 물 문화관에서 참가자들은 한탄강의 역사와 지역 정보를 배울 수 있었다.

 

어떤 참가자는 ‘유네스코 포럼’이라고 해서 학술적이고 재미없는 자리일 줄 알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어서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무섭다고 했다. 그만큼 재미와 지식 전달을 모두 잡은, 유네스코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청년포럼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대면 행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무척 반갑기도 했다. 문화유산 전공자로서 그간 유네스코의 문화 사업에 관심이 가장 컸는데, 과학과 교육 등에도 시야를 넓히게 되었다. 하늘 가득 별이 반짝이던 연천군의 밤하늘을 보고, 포럼의 참가자들도 저 별들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던 한 참가자의 말이 기억난다. 청년포럼이 끝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지금에도, 모두 우리가 보고 온 맑고 푸른 자연을 마음속에 품고 찬란히 빛나고 있길 바란다. 

 

기경민 

2021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